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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 공지영 ㅣ 2017-04-20
  • 제본형태 : 무선본 ㅣ 면수 : 344 ㅣ 크기 : 210*152
  • ISBN : 9788965745754
  • 가격 : 14,000 원
‘돈 없이도 잘, 그것도 아주 잘, 살고 노는’ 사람들의 유쾌 발랄한 지리산 행복학교 만들기 “행복은 생각보다 가까이 우리에게 다가와 있다” “생각해보면 길을 잃었다고 뭐가 그리 대수일까, 잃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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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이도 잘, 그것도 아주 잘, 살고 노는’ 사람들의

유쾌 발랄한 지리산 행복학교 만들기

“행복은 생각보다 가까이 우리에게 다가와 있다”

 

“생각해보면 길을 잃었다고 뭐가 그리 대수일까,

잃어버렸다고 헤매는 그 길도 길인 것을……”

느긋하게, 신나게, 부지런히 삶의 모든 순간마다

최선을 다해 사는 지리산 사람들의 행복 분투기

 

매캐한 먼지와 함께 하루를 시작해 파김치가 된 몸을 이끌고 집으로 향하는 도시인들. 순식간에 지나가는 하루 속에서 우리가 진정 원하는 삶은 진정 어떤 것일까?

베스트셀러『도가니』『우리들의 행복한 시간』등 우리 사회의 모순을 밝혀내는 소설을 발표해 수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켜 온 작가 공지영의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는 2010년 2월부터 10월까지 《경향신문》에 연재한 에세이를 묶어 펴낸 책으로, 복잡한 도시인의 마음을 여유롭게 해주며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꿈꾸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이때, 새 편집으로 개정 출간해 독자들과 만난다.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지리산 자락으로 모여든 사람들의 지리산 입성의 우여곡절과 좌충우돌의 과정, 그리고 그곳에서 새롭게 일구는 삶의 이야기가 상큼하고 발랄하게 펼쳐진다.

 

서울에서 출세한 촌놈이 겨우 수중에 50만 원만을 쥐어든 실패한 촌놈이 되어 지리산에 새 터를 잡은 낙장불입 시인, 산 아래의 삶이 익숙지 않아 저잣거리에 내려갈 때면 귀마개를 하는 함태식 옹, 어느 날 문득 ‘내가 왜 이렇게 살고 있나’ 하는 의문이 든 이래 산골로 찾아든 버들치 시인, ‘내비도’의 교주이자 잠잠산방의 주인인 최도사, ‘스스로 발등을 찍은 여자들’, 두려움보다 더 큰 소망 때문에 지리산에 온 사진작가 등 지리산에 찾아와 지난 삶의 아픔을 위로받고 행복을 일구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들이 ‘지리산 학교’를 여는 모습이 공지영이라는 탁월한 이야기꾼을 만나 생생하게 전해진다.

 

1년에 50만 원이면 충분한, 자발적 가난을 선택한 사람들의 부지런하되 느긋하며, 욕심과 소망을 바꾸지 않고, 매순간을 최선을 다해 ‘행복’을 일구는 지리산 사람들의 모습은, 각박한 삶에 얽매어 마음마저 오그라진 채 아등바등하는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보게 한다. 뿐만 아니라 그들이 지리산에서 여러 사람과 어울려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고 서로를 다독이며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했듯, 우리 역시 그들의 이야기를 읽는 것만으로도 생을 긍정하고 다시 살아가는 힘을 얻게 된다.

 

“‘바람도 아닌 것에 흔들리고 뒤척이는’ 도시의 삶이 역겨워질 때, 든든한 어깨로 선 지리산과 버선코처럼 고운 섬진강 물줄기를 떠올렸으면 싶다. 거기서 정직하게 살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가 혹여 잠시의 미소와 휴식이 되었으면 한다”고 한 작가의 말처럼, ‘다른’ 삶을 선택한 그들에게서 따듯한 위로와 휴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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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1988년 《창작과 비평》에 구치소 수감 중 집필한 단편 「동트는 새벽」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1989년 첫 장편 『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1993년에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를 통해 여성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억압의 문제를 다뤄 새로운 여성문학, 여성주의의 문을 열었다. 1994년에 『고등어』『인간에 대한 예의』가 잇달아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명실공히 독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대한민국 대표 작가가 되었다.

 

대표작으로 장편소설 『봉순이 언니』『착한여자』『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즐거운 나의 집』『도가니』『높고 푸른 사다리』 등이 있고, 소설집 『인간에 대한 예의』『존재는 눈물을 흘린다』『별들의 들판』『할머니는 죽지 않는다』, 산문집 『상처 없는 영혼』『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1·2』『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딸에게 주는 레시피』『시인의 밥상』 등이 있다.

 

2001년 21세기 문학상, 2002년 한국소설문학상, 2004년 오영수문학상, 2007년 한국가톨릭문학상(장편소설 부문), 그리고 2006년에는 엠네스티 언론상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2011년에는 단편 「맨발로 글목을 돌다」로 이상문학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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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지리산 행복학교의 개교|버들치 시인의 노래|낙장불입 1|낙장불입 2|40년 山사람|함태식 옹|그곳에서 집을 마련하는 세 가지 방법|‘내비도’를 아십니까|낙장불입 시인 이사하다|버들치 병들다|화전놀이|기타리스트의 귀농일기|‘스발녀’의 정모|그날 밤, 그 모텔에선|그 사람은 어디쯤 가고 있을까|다정도 병인 양 1|다정도 병인 양 2|정은 늙을 줄도 몰라라|시골 생활의 정취|나무를 심는 사람|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처음으로 국가자격증 따기|그 여자네 반짝이는 옷가게|기타리스트의 가이드 알바|그 사람이 없어도 괜찮아|낙시인과 장모의 ‘살가운 여름’|‘소풍’ 가실래요|소망이 두려움보다 커지는 그날|지리산 노총각들의 ‘비가’|불교 3총사 ‘수경 스님의 빈자리’|‘섬지사 동네밴드’ 결성 막전막후|학교종이 땡땡땡|지리산 행복학교의 저녁 풍경

 

‘행복학교’를 지키는 동창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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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묻고 새로 이룬 가족을 잃고 그리고 직장에서마저 쫓겨난 그가 아버지의 흔적을 찾아 지리산으로 온 것은 그러니 너무 당연한 일인지도 몰랐다. 그는 누군가 버리고 간 쓰러져가는 초가삼간에서 삶을 시작한다. 그곳에서 그는 “밥을 주면 밥을 먹고 돌을 던지면 돌을 ...

최도사와 버들치 시인은 친구 사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자주 만날 수는 없었다. 둘 다 교통수단이 없었고 자가용이 아니면 닿지 못하는 산골에 살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둘은 마음으로 서로를 아끼는 사이였다. 한번은 시집을 낸 버들치 시인이 돈이 조금 생겼다고 최도사를 초대했다. 두 사람으로서는 다 너무도 귀한 일인 외식을 하러 간 것이다.

 

두 사람은 그 만남을 위해 하루에 서너 번밖에 없는 버스 시간을 헤아려 버스를 타고 그러고도 먼 길을 걸어 반갑게 만났다. 버들치 시인이 식당으로 최도사를 데리고 가 메뉴판을 집어 들었다.

“맛있는 거 먹어. 오늘 나 돈 많아.”

그러자 최도사는 한동안 메뉴판을 쏘아보았다. 시골 식당이 그렇듯 없는 게 없는 식당이었다. 육개장 5,000원, 설렁탕 5,000원, 자장면 3,500원, 냉면 4,000원, 떡볶이 2,000원, 사리 1,000원……. 최도사는 한참을 망설이며 입맛을 다시다가 이윽고 결심한 듯 의기양양하게 주인에게 말했다.

“난, 사리!”

남에게 폐를 끼치면 안 되는 버들치 시인이 주인보다 더 당황하며 그건 안 된다고 하자 최도사가 다시 말했다. “글쎄, 사리가 무슨 음식인지 몰라도 적어놨으면 팔아야지……. 시인이 무슨 돈이 있어! 난 사리야! 그냥 내비도!”

―「‘내비도’를 아십니까」 중에서

 

 

우리는 ‘소풍’에 앉아 찬 맥주를 마셨다. 당연히 우리가 내야 할 돈인데 주인은 실상사 앞 슈퍼에 가더니 맥주를 그냥 들고 왔다. 월말 일괄 계산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렇게 마시면 돌아갈 때 운전은 누가 해?’ 나는 궁금했지만 입을 꾹 다물었다. 그 말을 하는 순간 ‘그만 마시고 가자’고 할까 봐 겁이 났던 것이다. 저녁이 되어서 내가 낙시인에게 묻자 낙시인은 별 걱정을 다 한다는 듯이 “이곳은 잘 데가 천지!”라고 하는 것이었다. 소풍 주인이 입을 열었다.

 

“이곳에 온 지 10년, 무엇이 변했는지 한번 돌아보았죠……. 시간, 시간이었어요. 서울에서의 시간은 내 것이 아니었는데 이곳에서의 시간은 내 것이에요. 이게 제일 큰 변화더라고요……. 조각을 하고 싶으면 하고, 팥빙수를 팔고 싶으면 팔고 가게를 닫고 몇 개월씩 순례를 떠나고 싶으면 떠나죠. 지리산은 참 이상해요. 누가 와도 어울려요. 조선백자처럼요. 조선백자는 베르사유 콘솔에 올려놓아도 시골집 뒤주에 놔둬도 어울리잖아요. 중국의 자기도 일본의 도자들도 그렇지는 못하죠. 지리산은 백자처럼 누구라도 품는 그런 산인 거 같아요.”

―「‘소풍’ 가실래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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